[한겨레신문] 『공자의 축구, 양주의 골프』(도서출판 책밭)

출처: 2013년 3월 30일 <한겨레신문> 지면 기사 中


한겨레신문|허미경 기자|'도덕군자' 공자도 쾌락주의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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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설가 이호영 박사가 벗겨내는 엄숙 공자, 쾌락 양주

공자와 그의 언행을 담은 『논어』의 열풍이 뜨겁다. 그러나 우리는 공자라는 동양문명의 핵심 텍스트를 제대로 읽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공자의 축구, 양주의 골프』는 그런 의문에서 출발한다.

책은 동양문명의 맥락 속에서 공자가 수행한 역할에 주목한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공자는 그의 앞 세대 주(周)나라가 기틀을 확립한 궁정과 귀족사회 전용의 문명을 세상의 많은 사람이 함께 즐기도록 만든 문명의 전파자다.

문명은 즐거움과 행복의 조건이다. 따라서 공자가 끌어온 문명 또한 사람이 서로 즐겁고 행복하게 잘 살아보자는 데에 맞춰져 있다. 그런 시각에서 공자의 말씀들을 다시 조목조목 뜯어보고 있다. 전혀 새로운 '공자 다시 읽기'다.

책은 공자의 유가(儒家)와 대척점에 섰다고 알려진 양주(楊朱)를 함께 자세히 분석한다. 엄숙한 예악의 문명과 극단적인 쾌락주의자인 둘의 차이와 공통점을 살핀다. 공자는 그런 점에서 여럿이 함께 어울리는 축구 스타일, 양주는 혼자만의 샷에 열중하는 골프 스타일이다. 형식에서는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둘의 귀결, 즐거움과 행복의 문명적 모색이라는 점은 같다는 것이다.

동서와 고금을 넘나드는 해박함, ‘현재’라는 우리 삶 속의 즐거움과 행복이라는 관점으로 공자의『논어』와 양주의 아주 새로운 면모를 발랄하며 유쾌하게, 그리고 아주 유익하게 짚어낸 책이다.

지금 우리 앞에는 '공자'와 '주나라 문명' 그리고 춘추전국시대와 통일이라는 '혼란과 질서'가 있다. 이제 우리는 '엘리아스'라는 공구를 사용해 앞에 놓인 그 대상을 분해-조합-결합해서 새로운 물건을 만들고자 한다. 드라이버나 니퍼의 규격에 동서양이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작업의 성패는 공구가 아니라 공자라는 대상을 가공하여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내는 상상력에 달린 것이다.
『공자의 축구, 양주의 골프』본문 中

201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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