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GCF 용두사미 안 되려면 『국제기구 멘토링』관련 기사

[기자 24시] GCF 용두사미 안 되려면

 

 

 

녹색금융계의 세계은행이라고 불리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총장에 얼마 전 튀니지 출신 헬라 체크로흐 아프리카개발은행 에너지환경기후변화 국장이 선출됐다. 온도 상승폭을 섭씨 2도 이내로 막아 1750년 산업혁명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고자 출범한 GCF.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00억달러를 조성한 뒤 2020년부터 매년 1000억달러씩 출자하기로 했을 정도로 재원 규모가 막대한 국제기구다.

이런 GCF가 올 하반기 인천 송도에서 본격 출범하는 것은 국가적인 경사다. 하지만 GCF를 유치하던 작년 10월과 비교해보면 그런 일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조용하기만 하다.

때마침 GCF 유치 실무 총괄인 정홍상 기획재정부 대외경제협력관(국장)이 `10년의 국제기구 경험담과 GCF 유치과정 스토리`란 부제가 달린 `국제기구 멘토링`을 출간했다. 2012년 1월 기재부 내에 녹색기후팀이 만들어진 뒤 국장과 과장 그리고 직원 등 7명으로 구성된 팀이 어떻게 10개월 만에 녹색 청정국가인 독일과 스위스를 따돌리고 유치에 성공했는지가 노하우다.

비사(秘史)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경쟁 국가들이 유사 환경기구에 제출한 유치제안서를 남몰래 입수해 상대국 경쟁력을 분석한 것부터 선진국을 상대로 할 땐 재정관료 실무진을, 후진국은 환경부 윗선을 공략했던 점 등이 대표적이다. 브로슈어 제작 과정에서 일부러 갈색(환경에 반하는 색깔)을 택하지 않은 것에선 치밀함마저 엿볼 수 있다.

 

GCF는 이제 한물가버린 이슈가 돼 버렸다. 글로벌 어젠더로 부상했던 녹색성장이라는 단어가 오간 데 없어진 것도 과거 정권 유산이기 때문일 것이다.보다 포괄적인 개념인 창조경제가 녹색성장을 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이러니에 가깝다. 창조경제란 화두도 5년 뒤 그렇지 말란 법이 없다. 좋은 점을 승계하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경제부 = 이상덕 기자 asiris27@mk.co.kr]

 

 

전문보기

 

2013-11-20
- 댓글입력

/ byte


*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

회원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

댓글 수정

비밀번호

0 / 200 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