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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5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제목 2012.11.05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 작성일 2012-11-05 14:25:43
  • 추천 추천 하기
  • 조회수 2066
  • 평점 0점

어느새 올해도 두 달이 채 남지 않았네요. 11월이 시작되자마자 매서워진 겨울의 입김이 한껏 움츠러들게 합니다. 오늘도 늘품 편집자는 시린 손가락을 호호 불어가며 한 타, 한 타 공들여 <편집실 이야기>의 공백을 채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저의 수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건물주님은 아직 히터를 가동해 주지 않으시네요. 기온이 영하를 웃돌아야 약간의 미지근한 바람만을 제공해 준다는 바로 그 전설의 히터. 늘품에서 맞는 두 번째 겨울이다 보니 이젠 이마저 익숙해지네요. 외투를 걸친 채 담요를 무릎에 살포시 얹고는 찬공기에 노출되는 피부의 면적을 최소화하고자 재빠른 속도로 마우스와 키보드를 쓰담쓰담하고 있답니다.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는 추운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가을의 끝자락,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늘품 일러스트레이터의 품격있는 핸드메이드 에너지드링크>

 

지난 주 금요일에는 얼마 전 갓 입사해 허스키한 보이스로 충만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님이 비타민음료에 일일이 손편지를 적어 식구들에게 나눠주는 예쁜 짓을 하셨지요. 주말을 앞두고 연일 업무에 시달리시느라 녹다운 기세로 지쳐 있던 식구들에게 잠시나마 충분한 활력소가 되었을 만큼 고마운 선물이었습니다. 저는 그 힘으로 오늘 월요병까지 거뜬히 버틸 수 있었답니다(물론 제 기준에선). 비록 몇몇 분들은 그 힘을 불금에 모두 소진하셨지만.

 

저희는 지금 이란, 그것도 테헤란에 관련된 에세이의 막바지 원고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중심으로 비교적 우리에게 낯선 땅 이란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가득한 원고인데요, 몇 번을 반복해서 읽다 보니 저도 모르게 이란을 한 번쯤 다녀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친근하게 발휘되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좀 더 젊었을 때 더 강렬한 추억과 경험을 해 보지 못한 게 많이 후회되더라고요. 이젠 이래저래 환경과 여건을 따져 보고서야 겨우 여유를 낼 수 있는 현실이 조금 서글프기도 합니다. 이미 한참 전에 만료된 나의 여권아, 미안해. 아직 난 널 갱신할 생각이 없단다.

 

<아직 제목이 정해지지 않은 테헤란 이야기들의 첫 페이지>

 

앞으로 이 이야기들이 예쁜 책으로 만들어져 출간된다면, 우리가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던 아랍권 국가들의 특징과 실제 이란의 사회문화적 특징을 비교해 볼 수 있고 그에 따라 올바른 정보와 지식을 소개받으실 수 있습니다. 가령 일부다처제에 관해서? 여성들의 차도르에 관해서? 술이 금지된 이란의 유흥문화는? 이처럼 대충 아랍권, 중동국가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뭉뚱그려 말하는 것으론 절대 알 수 없는 부분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궁금했던, 그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기 때문이죠. 기대해 주세요.

 

며칠 전, 사무실로 오색찬란한 박스들이 배달되었습니다. 대표님께서 주문하신 컵라면 박스들이었습니다. 그것도 종류별로 말입니다. 월동준비를 위한 비상식량이었죠. 저희는 이 엄청난 라면들에 세 달이라는 시한부 인생을 할당했습니다. 그러나 "난 매일 라면만 먹어, 나이를 먹어도 입맛이 안 변"한다는 10cm의 노래처럼 라면들은 불과 2주 만에 무려 1/2가량 식구들의 뱃속으로 전소되었답니다. 이 정도의 페이스라면 아마 12월이 오기 전에 그들은 우릴 위해 장렬한 최후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제가 좀 많이 먹은 건 맞습니다만, 그렇다고 저'만' 그렇게 먹은 건 아니라는 거죠. 부디 오해는 마세요. 촤하하하~

 

<포스팅하는 도중 박스 한 개가 또 개봉되었다>

 

이렇게 저희 늘품 식구들은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제 곧 연말 분위기가 괜히 사람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드는 시기가 다가올 텐데요. 그럴 때일수록 강인한 정신으로 숱한 유혹과 선동을 무사히 물리치시길 바랍니다. 아, 당연히 우리 솔로 전우들한테 말하는 바입니다. 커플님들은...그냥 알아서들...하시고요(치졸해 보여도 어쩔 수 없... 전 쿨이 안 되는 사람입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외로움에 사무친 이들의 절규가 충무로를 활보한다는 게 사실일까요? 올해는 한 번 확인해 봐야겠네요. 작년엔 집에 있어서 몰랐거든요. 촤하하하(지금 흐르는 이 짠내나는 건 뭐지).  그런 의미에서 11월에 어울릴 만한 시 한 편 소개해 드릴게요.

 

11월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남아 있네
그대와 함께한 빛났던 순간
지금은 어디에 머물렀을까
어느덧 혼자 있을 준비를 하는
시간은 저만치 우두커니 서 있네
그대와 함께한 빛났던 순간
가슴이 아련히 되살아나는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나부끼네


*아메리카 원주민 아라파호족은 11월을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이라 부른다.


- 정희성 詩,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10cm - Fine Thank You And You?

저흰 이렇게 11월도 잘 지내고 있어요.

We're Fine Thank You And You?

- 이상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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